금이 과대평가되었을까? 화폐 균형 시각으로 본 금의 가치 재평가
본문
금 가격의 상승과 가치에 대한 오해
최근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금이 과대평가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가격과 가치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며, 현재 금은 오히려 저평가되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격은 시장에서 형성되는 교환 비율인 반면, 가치는 자산이 제공하는 효용, 즉 실질적인 유용성을 의미한다. 금 가격이 1970년대 이후 꾸준히 상승하여 2,500달러를 넘어섰지만, 이는 금의 가치가 그만큼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금이 가진 근본적인 가치이며,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금 가격 상승의 이면에는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불안정, 통화 정책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가격 상승만으로 금이 과대평가되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주택 가격을 통해 본 가격과 가치의 차이
주택 가격은 가격과 가치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좋은 예시이다. 케이스-쉴러 주택 가격 지수에 따르면 10년 전 16만 5천 달러였던 주택 가격이 현재 32만 3천 달러로 상승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주택의 가치가 상승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해당 주택은 10년 전과 동일한 효용, 즉 주거 공간을 제공할 뿐이다. 가격만 변했을 뿐, 주택이 가진 본질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 이처럼 가격 변동에 현혹되지 않고 자산의 내재적 가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강남의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그 아파트가 제공하는 주거 공간의 질이 10년 전에 비해 드라마틱하게 향상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건물 노후화, 주변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가치가 하락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단순히 가격 상승만으로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위험한 판단일 수 있다.
금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방법: 화폐 대차대조표 (MBS)
그렇다면 금의 가치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 제임스 터크는 화폐 대차대조표(Monetary Balance Sheet, MBS)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금의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MBS는 특정 통화의 자산과 부채를 비교하여 통화의 구매력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회계 장부처럼 통화의 가치를 뒷받침하는 자산(예: 금 보유량, 채무)과 통화 발행량(예: 시중에 풀린 달러)을 비교하여 통화의 안정성을 평가한다. MBS는 중앙은행의 재무 상태를 투명하게 보여주어 통화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데 유용한 도구이다. 예를 들어, 중앙은행이 과도한 부채를 보유하고 있거나 자산의 질이 낮을 경우, MBS는 이를 명확하게 드러내어 통화 가치 하락의 위험을 경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24년 7월 31일 기준 미국 달러의 MBS는 다음과 같이 구성될 수 있다.
| 자산 | 금액 (10억 달러) | 부채 | 금액 (10억 달러) |
|---|---|---|---|
| 금 (2,420달러/온스 기준) | 632.8 | 연방준비은행권 | 2,297.7 |
| 은행에 대한 부채 | 20,408.9 | 은행 예금 | 18,744.0 |
| 기타 자산 | 불명 | 자본 및 기타 부채 | 불명 |
| 총 자산 (달러 뒷받침) | 21,041.7 | M2 (총 달러) | 21,041.7 |
위 표에서 M2는 시중에 유통되는 총 달러를 의미하며, 이는 달러가 가진 총 구매력을 나타낸다. 달러는 은행의 부채이며, 은행이 보유한 자산(미국 금 보유량, 채무 등)이 달러의 가치를 뒷받침한다. 은행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면 금의 가치가 상승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MBS는 이러한 자산과 부채 간의 균형을 보여주는 핵심적인 지표이다. MBS 분석은 단순히 금 보유량뿐만 아니라, 중앙은행이 보유한 다양한 자산의 질과 부채의 성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중앙은행이 부실 채권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면, 금 보유량이 많더라도 통화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공포 지수(Fear Index): 금 가치 측정의 핵심 지표
제임스 터크는 MBS의 균형을 바탕으로 공포 지수(Fear Index)라는 지표를 개발하여 금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공포 지수는 통화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증가할 때, 사람들이 통화에서 금으로 자산을 이동시키는 현상을 반영한다. 즉, 은행 부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안전 자산인 금을 선호하는 심리를 나타낸다. 공포 지수는 투자 심리를 측정하는 데 유용한 지표로 활용될 수 있으며, 특히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 투자자들의 의사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포 지수는 다음 공식으로 계산된다.
공포 지수 = (금 보유 가치 / M2) * 100
2024년 7월 31일 기준으로 공포 지수는 3.01%로 계산되었다. 이는 M2(총 통화량) 100달러당 3.01달러의 구매력이 금에 의해 뒷받침된다는 의미이다. 나머지 96.99달러는 은행의 신용 확장(채권, 대출 등)에 의해 뒷받침된다. 은행 부채의 가치가 하락하면, 금 가격은 상승하여 MBS의 균형을 유지한다. 공포 지수는 국가별로 비교 분석하여 각 국가 통화 시스템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포 지수가 높은 국가는 통화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위험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역사적 관점에서 본 공포 지수의 중요성
공포 지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 추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설립된 1913년 이후, 세 번의 주요 화폐 혼란기가 있었다. 1930년대의 대공황, 1970년대의 인플레이션, 그리고 2008년의 금융 위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 시기에는 사람들이 달러의 구매력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면서 금으로 자산을 이동시키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은 공포 지수가 금융 위기 예측에 유용한 지표임을 시사한다.
- 1930년대 대공황: 통화량(M2)이 28% 감소하면서 심각한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 금 가격은 달러 기준으로 69% 상승했지만, 실제 금과 달러의 구매력은 344%나 증가했다. 이는 공포 지수가 30%까지 치솟았던 당시의 상황을 반영한다. 대공황 당시, 금은 통화 시스템 붕괴에 대한 안전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 1970년대 인플레이션: 통화량 증가로 인해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금 가격이 급등했다. 1970년대는 오일 쇼크, 베트남 전쟁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심각했던 시기이며,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각광받았다.
- 2008년 금융 위기: 대형 은행들의 파산 위기로 인해 정부는 막대한 공적 자금을 투입하여 은행을 구제했다. 이러한 정책은 달러 가치 하락을 초래했고, 사람들은 금으로 자산을 이동시켰다. 금융 위기 당시, 금은 주식, 부동산 등 위험 자산의 하락을 상쇄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화폐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때마다 공포 지수가 상승하고 금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역사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공포 지수와 금 가격 간의 상관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면, 미래 금융 위기를 예측하는 데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가격이 아닌 구매력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중요한 것은 달러로 표시된 금 가격이 아니라, 금이 가진 구매력이다. 금 가격이 상승한다고 해서 새로운 부가 창출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달러 보유자에서 금 보유자로 구매력이 이동할 뿐이다. 금 가격의 상승 또는 하락은 은행 시스템의 신용 확장 가치 변화를 상쇄하여 화폐 대차대조표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은행 또는 통화 위기 동안 구매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짐에 따라, 금의 구매력은 1970년대처럼 달러가 인플레이션될 때나, 은행 파산으로 인해 M2가 감소했던 1930년대처럼 디플레이션될 때 모두 상승했다. 2008년 위기처럼 금융 붕괴를 동반한 부의 파괴 기간에도 금의 구매력은 상승했다. 구매력은 단순히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생활 수준 유지 능력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명목 소득이 증가하더라도 물가 상승률이 더 높다면 실질적인 구매력은 감소하게 된다. 금은 이러한 구매력 감소를 방어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미래 전망: 금은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으며, 다음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2024년 7월 31일 기준으로 달러 구매력의 3.01%만이 금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공포 지수는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금은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으며, 공정 가치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1913년 이후 공포 지수의 평균은 7%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 가격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며, 공포 지수가 반드시 평균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화폐 시스템은 은행 대차대조표의 부채에 의해 가치가 결정되는 통화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화폐 혼란은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다음 은행 또는 통화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현재 미국 정부의 무분별한 지출, 적자 증가, 연방 부채 증가는 다음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재정 건전성 악화는 달러 가치 하락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금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제임스 터크는 다음 위기가 달러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한다. 공포 지수가 1980년 1월의 최고치인 12%까지 상승한다면, 금의 구매력은 4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 시장은 금의 가치를 결정하겠지만, 중앙은행과 정책 입안자들은 통화량 조절을 통해 인플레이션 또는 디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은 금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며, 금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공포 지수는 금이 저평가되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다음 금융 위기 동안 금의 구매력은 증가할 것이며, 이는 피할 수 없는 사건이다. 구매력은 달러 보유자에서 금 보유자로 이동할 것이다. 구매력에 대한 두려움은 항상 금 가격을 상승시키며, 이러한 인식이 널리 퍼지면 금 가격은 급등할 수 있다. 다음 은행 위기, 공포 지수 상승, 금의 구매력 증가는 조만간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투자에는 항상 위험이 따르며, 금 투자 역시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다음 위기가 실리콘밸리 은행처럼 덮어질 수 있는 미미한 위기일지, 아니면 1913년 이후 네 번째 주요 위기일지 여부이다. 그리고 만약 네 번째 위기가 발생한다면, 세계는 금으로 돌아갈 것인가? 금은 모든 통화 시스템에 필요한 핵심적인 기둥이다. 또한, 20세기 대부분 동안 무시되었던 금과 자유의 불가분의 관계를 재발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파시즘의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다. 금은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 경제적 자유와 안정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사례 분석: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
1920년대 초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은 금의 가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이다. 당시 독일 마르크화는 가치가 폭락하여 종이 조각이나 다름없게 되었지만, 금은 변함없는 가치를 유지하며 사람들의 재산을 지켜주는 역할을 했다. 금을 보유한 사람들은 하이퍼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지만, 마르크화만 보유한 사람들은 빈털터리가 되었다. 이 사례는 통화 가치가 불안정할 때 금이 얼마나 중요한 안전 자산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통계 자료: 금 가격과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
장기간에 걸쳐 금 가격과 인플레이션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통계 자료는 금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역사적으로 금 가격은 인플레이션 상승기에 함께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왔지만, 단기적으로는 상관관계가 약하거나 역전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따라서 금 투자를 결정할 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플레이션 추이를 분석하고, 다른 투자 자산과의 포트폴리오 분산을 고려해야 한다.
인용: 알란 그린스펀의 금에 대한 견해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알란 그린스펀은 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다. "금이 통화 가치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온 것은 역사의 사실이며, 금은 여전히 경제적 불확실성 시대에 안전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그의 발언은 금이 가진 역사적 중요성과 현재의 가치를 강조하며, 금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비교 분석: 금 vs 비트코인
최근에는 금과 함께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 새로운 안전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과 비트코인은 모두 정부나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변동성, 유동성, 규제 등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금은 오랜 역사를 통해 가치를 인정받아온 반면, 비트코인은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변동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성향과 위험 감수 능력에 따라 금과 비트코인을 적절히 배분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용어해석
- 화폐 대차대조표 (MBS): 특정 통화의 자산과 부채를 비교하여 통화의 구매력을 평가하는 방식
- 공포 지수 (Fear Index): 통화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지표
- 구매력: 돈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살 수 있는 능력.
- 인플레이션: 통화량 증가로 인해 화폐 가치가 하락하고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
- 디플레이션: 통화량 감소로 인해 화폐 가치가 상승하고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
- 하이퍼인플레이션: 극심한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물가가 통제 불능 상태로 급등하는 것을 의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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